러브 애프터 러브

*트리거 주의*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20. SIDE : JK 송민주는 사건을 공론화했다. 그녀는 KVS 시사 프로그램인 <PD 수사대>에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다. 사건의 해결책으로 언론을 이용한 것은 선택이라기보단 필수였다. 험난하고 치열하기 그지없는 이 바닥에서 별 볼 일 없는 그녀가 장 감독에게 맞서 싸울 수 있는 ...

*트리거 주의*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9. SIDE : JK “첫 미팅에서 장 감독이 저를 추행했어요.” 그녀의 고해는 불쾌한 이야기의 연속이었다. 첫 문장을 듣고 가까스로 탄식을 삼켰다. 장 감독의 작업실 앞에서 마주쳤을 때, 강박적으로 웃던 그녀의 모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왜 떠올리지 못했을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이게...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8. SIDE : JK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몇 번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그 점이 전정국에게는 장한철 감독이었다면, 김태형에게는 송민주였다. 송민주는 스물둘, 대학 전문잡지의 표지 모델로 캐스팅되었다. 그녀는 눈에 띄게 예쁜 얼굴은 아니었지만 독특하고 분위기 있는 마스크로 시선을 끄는 배우였다. 당시...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7. SIDE : JK “먹여줘.” 김태형의 매력이 제 아무리 예측 불가에 뻔뻔한 것이라 해도 이건 좀 너무한 게 아닌가 싶다. 어처구니가 없어서 멍청한 얼굴로 그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좀처럼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자, 그가 라면 면발을 한 움큼 집어 든 채 젓가락을 작게 흔든다. 아아! 얼른! 먹...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6. SIDE : JK 열여섯, 전정국은 꿈이 없는 소년이었다.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었다. 태생부터 특출난 외모를 자랑하던 그는 커서 배우 해야겠다는 말을 줄곧 칭찬으로 들으며 자라왔지만, 정작 그의 꿈이 배우였던 적은 없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의 끝물에 다다르기까지. 남들과 ...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5. 드라마 ‘럽미어게인’의 촬영이 중단되고 자그마치 보름이 흘렀다. 드라마 촬영이 어린애들 소꿉놀이도 아니고 문제가 생겼으면 이해 당사자들끼리 합의 보고 해결책을 도출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자 순서다. 하지만 정말 놀랍도록 사건 해결에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 상업 촬영은 그야말로 시간이 돈이다. 스태프들...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3. ‘이미 예견된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다. 예견된 위험은 미리 대처하고 관리 할 수 있다는 뜻에서 비롯된 말이다. 생각해 보면…아니긴 뭐가 아니야. 예견된 위기는 분명 위기가 맞다. 드라마 ‘럽미어게인’은 예견된 위기를 맞았다. 고작 크랭크인된 지 한 달 만에 비공식적으로 촬영이 중단된 것...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2. 떨리는 눈동자, 몰래 감춰 무는 아랫입술, 한 프레임씩 오류 난 영상물처럼 점멸하듯 구겨지는 눈썹. 감출 수 없는 상흔의 표정. 단지 괜찮은 척하고 있다는 그의 완벽한 연기력에 금이 간다. 나는 그에게서 괴이한 승리감을 맛보았다. 동시에 목구멍에 쓰디쓴 착잡함이 밀려든다. 우리의 꼴이 우스웠다. 양가감정...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1. 어디로 가야 하지. 고민했다. 목적지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결정되었다. 사실은 답이 정해진 문제였다. 박지민이 있는 곳. 나는 지독하게 예민한 인간이라 부정적인 감정에 매몰될 때는 절대 혼자 있으면 안 된다. 나의 뇌 속에는 생각을 멈추는 기능이 없기 때문에 한 번 생각이 땅굴을 파고 들어가기 시작하면 끝...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10. 아직도 기억난다. 우리가 만난 지 4주년이 되던 날. 그날에도 내 속은 누룽지처럼 박박 긁혔다. 정국의 반려견 밤이를 꼭 끌어안은 채 웃는 그녀의 사진이 업로드되었다. 밑에 적힌 글은 더 가관이었다. 내 새끼💗 지랄한다. 진짜. 대체 이건 언제 찍었대. 설마하니 주인 없는 집에 좀도둑처럼 문 열고 들...

러브 애프터 러브 LOVE AFTER LOVE 09. 코끝을 스치는 소독약 냄새. 낯선 하얀색 천장. 눈을 뜨자마자 든 생각은…. ‘아, 지랄 같은 내 성질이 또 한 건 했구나’ 였다. 기억이 중간중간 끊어져 실타래처럼 혼잡하게 뒤엉켰다. 울다가 쓰러진 것까지는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는 뒤죽박죽이었다. 놀란 전정국이 쓰러지는 나를 안아 들고 소리치고...